우리교회에는 작은 트레일러가 하나있습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전교인 야외 예배나 교회의 어떠한 물건들을 옮길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곤 하였는데요, 두 달 전 우리는 교회 주차장에 세워놓았던 그 트레일러를 분실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고 교회의 모든 CCTV를 돌려보며 확인하여보니 그날 새벽 1시경에 매우 조직화된 이들이 교회를 돌며 영화에 나오는 첩보작전을 하듯이 단 4분 만에 우리의 트레일러를 가지고 교회를 떠났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이 트레일러는 한번 도난을 당했다가 다시 찾은 이력이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는 원채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팀이 훔쳐간 것 같아 경찰에 신고를 한 후, 준비된 모든 영상자료를 넘겼지만 전혀 연락이 없던 터라 우리 교회의 트레일러를 되찾는 것이 이번기회에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며 체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갑자기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 트레일러를 찾았으니 찾아가라고……. 그래서 황인철 집사의 도움을 받아 경찰이 준 주소로 가서 트레일러를 찾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실 저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매우 놀랐습니다. 평소에 ‘경찰들은 이러한 사소한 것에는 신경을 안 쓴다’가 저의 미국 생활에서의 배움이었는데, 이번에는 친히 경찰들이 우리의 트레일러를 찾아 전화를 주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놀라움이었습니다. 그렇게 경찰들이 보내준 장소로 찾아가니 그리웠던 우리교회 트레일러가 놓여 있었습니다. 경찰관에게 무한 감사를 표했고, 한편으로는 너무 궁금해서 어떻게 우리를 위해 이런 일을 하셨냐고 묻자, 경찰은 마약단속을 추적하다 우리 트레일러를 발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 속 트레일러의 인생을 보며 이러한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덤으로 걸린 인생…….’ 그렇습니다. 우리교회의 트레일러는 이번 생에 덤으로 걸린 인생이 되어 우리에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러 기구한 트레일러의 인생을 보며 정말 끈질긴 생명력으로 우리교회와 동행하는 트레일러를 더 많이 아끼고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아마 우리들의 인생도 이러한 인생일지 모릅니다. ‘덤으로 걸린 인생…….’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다시 살 수 없었던 우리들을 다시 살리신 하나님, 물론 그것이 그분의 사랑이고 섭리여도, 죄인 된 우리들의 입장에서 우리는 ‘덤으로 걸린 인생’이 되어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인생의 시간이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삶의 자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행복하게 덤으로 걸린 인생이지만 만개라는 꽂잎이 되어 피어오르기를 기도드립니다.